정난정은 과연 악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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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천하 정난정, 그녀에 관한 단상

     

    조선시대 희대의 악녀로 꼽히는 인물로 정난정이 늘 언급된다. 정난정이란 이름은 예전 고 강수연 배우님께서 여인천하에서 연기한 극 중 배역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녀는 문정왕후의 동생인 윤형원의 첩으로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과 재물을 탐하고, 조선시대 질서의 근간을 흔든 인물로 묘사된다. 을사사화의 중심에 있었고, 윤형원의 정실을 몰아내고 본인이 그 자리를 꾀찼으며, 뛰어난 지략을 바탕으로 정적들을 제거하면서 문정황후를 배후에 두고 남편 윤형원과 함께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다. 하지만 문정왕후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뒷배를 잃은 정난정은 결국 정치적으로 몰락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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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난정의 삶을 엿보자면 아이러니하게도 권력을 지독하게 쫓는 그녀에게서 오히려 나이브(naive)하게 느껴지며 오히려 연민의 감정마저 든다는 것. 게다가 온갖 지략을 통해 권력을 움켜쥐려는 모습에서 모종의 희열마저 느껴진다. 아마도 출신과 배경으로 멸시를 받던 그녀가 기득권과 그들을 지탱하는 견고한 시스템에 대한 저항처럼 느껴지는 까닭일 것이다.

     

    당시 조선시대의 이치는 양반은 양반으로, 천민은 천민처럼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었다. 지금은 신분제가 없지만, 양반과 천민은 각기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체되었다. 그녀의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그런데도 그녀가 악행을 저지르고 몰락하는 모습에서 다시 한번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누군가를 중상모략하고 괴롭히며 얻은 권력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일깨워주면서 마음 속에 욕망 찌꺼기를 씻어주는 기분이다. 

    그녀는 나빴고, 그녀를 둘러싼 환경도 나빴고, 그녀의 정적 또한 나빴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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